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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토니아의 블로그

"그들의 입성은 합없이 초라하고, 세월은 그들의 얼굴에 제멋대로 길을 냈지만, 그들은 여전히 서른 다섯 아버지와 다섯 살 아들의 눈부신 미소를 갖고 있다." 박주영님의 『어느 양형 이유』 교보문고에서 책 구경하다가 몇 페이지 읽고 바로 사야겠다고 마음 먹은 책이다. 어느 인생이나 고단함이 없진 않을 텐데, 판사라는 업도 참 힘들겠구나 마음 한편 답답하게 한다. "어쩌면 판사는 사정없이 굽이치는 길을 달리는 차에 앉아 이리저리 균형을 잡으려 애쓰는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삶의 무게중심을 맞추는 게 결코 쉬운일이 아니듯 재판도 마찬가지다. 흔들리는 배 위에서는 몸을 이리저리 움직여야 중심을 잡을 수 있다." "흔들리지 않는 삶은 주위 여건이나 환경이 흔들릴때 여지없이 넘어진다." 누군가에겐 운명이 될지 모르는..

샐린저가 써낸 호밀밭의 파수꾼은 내가 중학생 때 읽은 책이다. 소설책에서 아무런 재미를 느끼지 못했던 내게 처음으로 소설의 재미(?)를 찾게 해준 책이다. 내게 소설은 시험지에 나오는 문제를 맞히기 위한 단어의 나열에 불과했다. 공부의 대상이었지 놀이의 대상이 아니었다. 하지만 우연찮게 집어 든 호밀밭의 파수꾼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벅참이 다가왔다. 어른은 아이에게 꿈이 뭐냐는 질문을 자주한다. 그럼 아이는 천진난만한 대답을 한다. 가수가 되고 싶다느니 의사가 되고 싶다느니 변호사가 되고 싶다느니 말한다. 그게 얼마나 되기 힘든지도 모르고 그냥 말해버린다. 어른은 아이의 꿈을 듣고 허허 웃으며 열심히 하면 꿈을 이룰 수 있다고 격려한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꿈을 이루기 위해선 포기해야 할 것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