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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의 발자취 | 2. 간음한 여인의 고통과 위로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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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의 발자취 | 2. 간음한 여인의 고통과 위로

피토니아 2021. 9. 21.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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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행 중에 붙잡힌 여자 이야기가 요한복음 8장에 기록되어 있다. 당시 상황을 설명하면 이렇다. 예수님이 여러 사람 앞에서 말씀을 가르치고 있을 때, 바리새인 무리가 한 간음한 여인을 데리고 온다. 당시 이스라엘 민족이 따르는 율법은 간음하다 걸린 여자를 돌로 치라고 가르쳤다. 이 율법은 이스라엘 민족이 애굽에서 출애굽한 이후, 시내산에서 하나님께 친히 받은 법이었다. 다윗왕과 솔로몬 왕을 지나 로마의 통치를 받아서까지 이스라엘 민족의 근간이었다. 바리새인은 예수님을 함정에 빠뜨리기 위한 계략을 갖고 간음한 여인을 붙잡아 온 것이지만, 속셈이 어찌 됐든 바리새인의 말은 율법상 지극히 맞는 말이었다.

"모세는 율법에 이러한 여자를 돌로치라 명하였거니와 선생은 어떻게 말하겠나이까?"라고 묻는 바리새인의 질문에 예수님은 뜬금없이 몸을 굽히시고 손가락으로 땅에 무언가를 쓰기 시작한다. 하지만 무리의 질문 공세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예수님이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고 답하신다. 예수님의 답변에 어른을 시작으로 젊은이까지 자리에서 떠난다. 예수님은 간음한 여인에게 "너를 고발하던 그들이 어디 있느냐?"라고 묻는다. 여자는 "주여 없나이다."라고 답한다. 이에 예수님은 "나도 너를 정죄하지 아니하노니 가서 다시는 죄를 범하지 말라."라고 명한다.

질문은 이 다음부터 시작한다. 간음한 여인이 정말 예수님이 명하신 대로 음행과 이별했을까? 이 질문에 나는 굉장히 회의적이다. 죄를 한 순간에 끊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성적인 중독은 보통 중독보다 더욱 벗어나기 어렵다. 성적 중독이 마약 다음으로 끊기 어렵다는 과학적인 통계도 있다. 이스라엘 민족이 출애굽한 후, 기존 관습에서 벗어나기 위해 필요했던 시간은 수십 년이었다. 우리는 한번에 주님의 뜻에 순종하는 마음을 갖기 원하지만(그래야 순종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시행착오를 줄이고 스트레스를 최소로 할 수 있기에), 하나님은 우리 인간이 '아무 동기 없이 한 번에'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도록 강제하지 않으신다. 주님은 우리가 죄악에서 벗어나는 데 천년이 걸리든 하루가 걸리든 관심이 없는 것 같다. 그분에게 천 년은 하루와 같다. 예레미야서를 보면 하나님은 이스라엘의 죄악을 지적하며 돌이키라고 말씀하시지 로봇처럼 강제로 돌이키도록 손발을 꺾진 않으신다. 지존하신 하나님께 중요한 것은 우리가 시간이 걸려서라도 자발적인 의지를 따라 하나님을 선택하는 모습일 것이다.

간음한 여인은 또다시 음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크다. 여자는 순종하지 못하는 자신을 보며 좌절할 것이다. 반복되는 죄악에 신음하며 고통스러워할 것이다. 하지만 소망이 있는 것은 여자가 용서하심을 경험했다는 것이다. 여자는 이제 죄악 중에서 무감각하게 가만히 있는 게 아니라, 예수님의 용서하심을 묵상할 수 있다. 물고기 뱃속에서 주의 성전을 바라보며 다시 하나님께 기도하였던 요나처럼, 간음한 여인도 죄악 중에 주의 긍휼을 묵상했을 것이다. 자신을 고발했던 바리새인 무리와 달리 그녀를 용서주셨던 그 따뜻함을 언제나 기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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