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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전가공 자격증 취득과 배전담당(갑) 지원 실패 │옛날이야기 본문
경기전기교육원에서 전기 기능교육을 받을 때가 있었다. 내일배움카드를 통해 전액 무료로 6개월 동안 숙식하며 교육을 받았고 출석률을 일정치 이상 채웠을 시 20만 원인가 30만 원의 용돈도 받았었다. 식당 아주머니가 은근히 생각난다. 후덕하시고 정이 있으신 분이었다. 밥도 잘하셔서 매끼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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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 처음 전주(전봇대)위에 올라가서 전선을 당길 땐 다리가 후들거렸다. 우리가 쓰는 전기는 발전소에서부터 R상, S상, T상 3상이 들어온다. 전주 위에 전선이 3개인 이유도 그 때문이다. 각 전선 하나가 하나의 상을 차지한다. 상이 붙으면 단락사고라고 하며 아크가 발생하고 정전이 된다. 그래서 활선(살아있는 선)은 늘 조심해야 하며 이격거리를 둬야 한다. 위 사진상에 머리가 전선 사이 가운데에 있는 게 그런 이론적인 이유가 있다.
한전에는 배전담당(갑)이라는 5직급 채용이 있다. 필기시험 통과 후, 실기 시험에서 위 사진처럼 승주(전주를 오름) 후 자세를 잡고 전선을 풀었다가 다시 당겨서 애자에 걸어야 한다. 두 전선 사이에 머리가 위치할 때, 자세가 안정적으로 보이고 흔히 말하는 짜세(?)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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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승주 교육 외에도 저압인류바인드, 애자바인드(?), 동선 꼬는 거(?) 등 몇 가지 교육이 더 있다. 교육을 잘 수료하고 필기시험 및 실기시험을 통과하면 대한전기협회에서 가공배전기능자격증을 준다. 처음 입문하는 사람은 마음 단단히 먹고 와야 한다. 난생처음 펜치 들고 동선 감는 연습을 하면서 전주 오르락내리락 몇 번 하면 죽을 맛이다. 온몸에 알이 배기게 된다. 흔히 말하는 노가다 근육이 생기는 거다. 노가다 근육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근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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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시작하면 후회가 없도록 끝을 보는 성격이어서 나름 열심히 했었다. 가공배전 자격증도 그렇게 취득하게 됐고, 어쩌다 배전담당(갑) 시험도 두 차례나 도전했었다. 결국에는 배전담당(갑) 시험에는 실패했지만 후회는 없다. 후회를 남기지 않으려 열심히 노력했었다. 재수가 없었는지, 실력이 부족했는지는 몰라도 떨어진 걸 어쩌겠는가. 다들 힘들었을 텐데 누군가라도 붙어서 붙었다고 진심으로 기뻐하고 있으니 그걸로 된 것이라고 스스로 위안했었다. 마음속으로는 실력이 없어서 떨어졌다고 생각한다. 나보다 잘하는 사람이 분명 있었고, 내가 부족한 부분도 있었기 때문이다.
어찌 됐든 이 경험을 토대로 전기업에 발을 붙이게 됐으니 좋은 자산이라 하겠다. 다음에는 배전담당(갑) 시험에 대해 포스팅하면 좋을 거 같다. 꽤 괜찮은 직종인데 생각보다 모르는 사람이 많다. 활동적인 성향의 사람이라면 그냥 사무실에서 모니터만 쳐다보는 것보다는 훨씬 나은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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