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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공부와 송전설비 실무/유익한 전기이야기

배전가공 자격증 취득과 배전담당(갑) 지원 실패 │옛날이야기

피토니아 2021. 2. 2.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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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전기교육원에서 전기 기능교육을 받을 때가 있었다. 내일배움카드를 통해 전액 무료로 6개월 동안 숙식하며 교육을 받았고 출석률을 일정치 이상 채웠을 시 20만 원인가 30만 원의 용돈도 받았었다. 식당 아주머니가 은근히 생각난다. 후덕하시고 정이 있으신 분이었다. 밥도 잘하셔서 매끼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난다. 

 

 

전주 위에 올라간 교육당시 모습

 

난생 처음 전주(전봇대)위에 올라가서 전선을 당길 땐 다리가 후들거렸다. 우리가 쓰는 전기는 발전소에서부터 R상, S상, T상 3상이 들어온다. 전주 위에 전선이 3개인 이유도 그 때문이다. 각 전선 하나가 하나의 상을 차지한다. 상이 붙으면 단락사고라고 하며 아크가 발생하고 정전이 된다. 그래서 활선(살아있는 선)은 늘 조심해야 하며 이격거리를 둬야 한다. 위 사진상에 머리가 전선 사이 가운데에 있는 게 그런 이론적인 이유가 있다.

 

한전에는 배전담당(갑)이라는 5직급 채용이 있다. 필기시험 통과 후, 실기 시험에서 위 사진처럼 승주(전주를 오름) 후 자세를 잡고 전선을 풀었다가 다시 당겨서 애자에 걸어야 한다. 두 전선 사이에 머리가 위치할 때, 자세가 안정적으로 보이고 흔히 말하는 짜세(?)가 난다.

 

 

▲장선기로 전선(ACSR)을 고정한 후, 애자(절연체)에서 전선을 해체하는 모습

 

 

 

 

애자바인드한 모습, 전선을 지지하고 있는 갈색 물체가 애자(절연체)다

 

위의 승주 교육 외에도 저압인류바인드, 애자바인드(?), 동선 꼬는 거(?) 등 몇 가지 교육이 더 있다. 교육을 잘 수료하고 필기시험 및 실기시험을 통과하면 대한전기협회에서 가공배전기능자격증을 준다. 처음 입문하는 사람은 마음 단단히 먹고 와야 한다. 난생처음 펜치 들고 동선 감는 연습을 하면서 전주 오르락내리락 몇 번 하면 죽을 맛이다. 온몸에 알이 배기게 된다. 흔히 말하는 노가다 근육이 생기는 거다. 노가다 근육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근육이다.

 

 

 

 

 

 

▲동선이 끊어지지 않고 일정한 모양으로 잘 감겨야 만점이다

 

 

한번 시작하면 후회가 없도록 끝을 보는 성격이어서 나름 열심히 했었다. 가공배전 자격증도 그렇게 취득하게 됐고, 어쩌다 배전담당(갑) 시험도 두 차례나 도전했었다. 결국에는 배전담당(갑) 시험에는 실패했지만 후회는 없다. 후회를 남기지 않으려 열심히 노력했었다. 재수가 없었는지, 실력이 부족했는지는 몰라도 떨어진 걸 어쩌겠는가. 다들 힘들었을 텐데 누군가라도 붙어서 붙었다고 진심으로 기뻐하고 있으니 그걸로 된 것이라고 스스로 위안했었다. 마음속으로는 실력이 없어서 떨어졌다고 생각한다. 나보다 잘하는 사람이 분명 있었고, 내가 부족한 부분도 있었기 때문이다.

 

어찌 됐든 이 경험을 토대로 전기업에 발을 붙이게 됐으니 좋은 자산이라 하겠다. 다음에는 배전담당(갑) 시험에 대해 포스팅하면 좋을 거 같다. 꽤 괜찮은 직종인데 생각보다 모르는 사람이 많다. 활동적인 성향의 사람이라면 그냥 사무실에서 모니터만 쳐다보는 것보다는 훨씬 나은 거 같다.

 

 

배전담당 기능 자격증

 

 

 

▲한전 배전담당 직무에 지원하려면 COS개폐도 해야 한다 생각보다 별 거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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